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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치 혀'의 위력을 강조하는 유대인의 속담처럼, '말'은 당신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있다.
원활한 소통 능력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기술의 하나다. 직장에서나 사회에서나 주목 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마음을 사로잡는 화술'이 필수 조건이다.
그럼에도 실제로는 말을 잘 해서 주목 받기보다 못 해서 '본전도 못 찾는 경우'가 더 많지는 않은지. 말을 할 때마다 인간관계가 돈독해지고 일이 성사되기는커녕 거꾸로 자꾸 궁지에 몰리는 경험을 하게 되지는 않은가.
'말'을 통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는 소통의 기술에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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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을 웃고 울리는 '말의 기술'
"그의 짧은 연설은 짧은 명언을 끄집어내기보다 한 곡의 교향곡 같았다."
"오바마 열풍의 근원지는 가장 쉬운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가장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하는 그의 연설이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이후 가장 훌륭한 연설가로 칭송받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매스컴의 평가다. 이처럼 정치 신인에서 일약 미국의 유력 대통령 후보로 우뚝 선 오바마의 성공 신화는 뛰어난 '말솜씨' 덕에 가능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리더'의 말 한마디는 국민들을 웃고, 울린다. 최근에는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발언이 '어록'이 돼 떠돌 정도로 화제다.
"지난 어려움은 '입덧한 기간'이에요."(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순탄치 않았던 국정운영에 대해)
"상품 가치는 이 대통령께서 더 있죠." (영부인 인기가 좋아 투표하면 영부인 표가 더 나올 것이라는 농담에 응수하며)
영부인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 덕에 곤두박질쳤던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다시 올라가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말 잘 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자기 PR의 시대'다. 과거에는 말없이 묵묵히 일만 잘하는 '과묵형 인간'이 높이 평가 받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연설에 따라 대통령의 당락이 좌우될 만큼 '화술이 곧 능력'으로 평가받는 세상이 됐다. 말하기 능력이 성공으로 가는 핵심 키워드가 된 것이다. 정치인이나 기업 CEO 등 주목받는 리더에겐 특히 그렇다.
국내 CEO와 임원진,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말 잘하는 법’을 가르치는 아트스피치(Art speech) 강좌를 열고 있는 김미경 더블유인사이츠 대표는 "개인대 개인이 아닌 1대 100, 1대 1000 등 주목 받는 위치에 있는 리더일 경우 화술은 더욱 절대적인 능력으로 평가된다"며 "기업이 경영난 등에 봉착했을 경우 직원들을 설득하고 격려할 수 있는 CEO의 말 한마디가 기업을 살리고 죽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좋은 스피치는 분명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신뢰를 갖게 하는 힘이 있다. 그것이 현대인이 그토록 추구하는 말하기의 최고 경지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과연 듣는 이를 감동시키고 설득까지 끌어내는 말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창호 스피치칼리지연구소 소장은 "듣는 사람이 초등학생인가 아니면 박사인가 등 먼저 상대의 수준을 고려한 말하기가 이뤄져야 말의 효과가 극대화 된다"고 강조했다. 아이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언어로, 전문가집단은 그들의 전문용어로 이야기를 끌어갈 때 상대를 몰입시킬 수 있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미경 대표는 "좋은 음악이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듯 좋은 스피치 또한 울림이 있어야 감동적인 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버락 오마바 후보가 명연설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여느 백인 후보들이 흉내 낼 수 없는 특유의 리듬 감각이 있다는 것. 강약을 나타내는 셈여림이나 빠르고 느린 리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학창시절 교장선생님의 연설이나 종교인의 설교 등이 따분하게 느껴졌던 것은 '약'은 없고 오로지 '강'만 있는 말하기 탓"이라며 "모든 내용이 다 중요하다고 항상 강하게만 얘기하는 것은 오히려 청중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누구나 노력하면 '말의 달인'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스피치는 관심을 갖는 순간부터 달라질 수 있다"면서 "말을 갈고 닦는 훈련을 통해 스피치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호 소장은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먼저 머릿속에 지식 정보를 가득 채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소 책이나 신문, 방송 등을 통해 말할 거리를 충분히 축적하라는 얘기다.
이 소장은 특히 효과적인 말하기를 위해 "그저 눈으로 정보를 접하는 것이 아니라 신문을 소리 내어 읽거나 방송 뉴스의 아나운서 멘트를 따라하는 연습을 통해 정확한 발음과 풍부한 어휘력 등을 키우는 것이 좋은 훈련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달변보다 '긍정적인' 언어로 사로잡아라
혹여 말하기에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기가 죽는가? 이러한 '말의 기술'이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다.
우선 "긍정적인 말하기 습관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효과 있는 훈련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취업 사이트 인쿠르트와 엠브레인은 최근 '직장인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는 효과적인 말'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직장 상사의 칭찬 한마디가 충성심을 높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했다.
과연 직장인의 충성심에 불을 당기는 상사의 칭찬 한 마디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고생한다는 거 내가 다 알고 있어'(13.1%)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수고 많았어, 계속 애써 줘'(11.4%), '너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가'(9.5%) 등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는 직장인이 많았다.
바로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의 힘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말하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굳이 달변가가 될 필요가 없다.
미국의 저명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레일 라운즈는 저서 <사람을 얻는 기술>(토네이도 펴냄)에서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데는 단어 4개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1. 똑똑하다 2 .멋지다 3. 대단하다 4. 좋다' 가 그것.
<긍정인 말의 힘>이란 저서를 펴낸 미국의 훌륭한 교사상 수상자이자 유명 작가인 할 어반의 충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정작 사람을 살리고 치유하며 영혼을 감동하게 만드는 말은 우리가 모두 아는 말이다. 칭찬의 말, 지지의 말, 응원의 말, 감사의 말….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이 모든 말을 나눠주세요. 그들의 삶과 영혼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들의 말을 따른다면 언어의 홍수 속에서도 나를 어필하는 말 잘하기의 비법은 아주 가까이에 있는 셈이다.
"긍정적으로 말하라, 칭찬하라." 대인관계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상대를 설득하는 말하기의 핵심 키워드다.